letters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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письма : 이반이 알료샤에게 3letters 2020. 3. 28. 00:29
알료쉬카에게. 연락이 뜸해 미안하다. 그 동안 이런저런 일이 있었거든. 잠시 집을 나와 시내의 술집 겸 여관에 머물렀었어. 거기서 짧은 글 하나를 썼지. 네게 보여주기도 뭣한 졸작이야. 너무 급하게 마무리했거든……. 지금은 다시 저택에 머물고 있단다. 답장은 그쪽 주소로 보내도록 해. 추신; 너에게도 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겼어. 괜찮겠지, 알료샤? 너도 나에게 네 전부를 말해 주지는 않잖니. 정 궁금하면 너의 그 신에게 물어 봐. 어쩌면 변덕 삼아 살짝 귀띔해 줄지도 모르니까. 료세니카, 깨닫고 보니 너에게 편지를 쓰지 않은 지가 굉장히 오래 된 것 같구나. 같은 지붕 아래 머물면서 굳이 편지를 보낼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어. 그냥 나의 오랜 습관 중 하나라고 생각해 주렴. 그리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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письма : 이반이 스메르에게 1letters 2020. 3. 15. 23:26
꼭 편지지 위에 쓰인 것만 편지라고 할 수는 없어. 하지만 받는 이가 읽지 못하는 것도 편지라고 할 수 있을까? 스메르쟈코프, 이 글은 네 것이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기도 해. 여기서 네 역할은 일종의, 그래. 종이 같은 거야. 종이는 자신 위에 쓰이는 글을 이해하지 못하지. 너는 내 사고를 잠시 도울 뿐이야. 이 편지는…… 내가 어떤 커다란 생각을 완성하는 데 있어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하자. 벽난로의 그을음, 욕탕의 수증기, 눈 녹은 후의 흙탕물처럼. 어차피 너는 글을 읽지도 못하잖아. 그렇지? 오래 전 이반이라는 이름의 황제가 살았다. 그의 업적은 이전의 어떤 왕들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했다. 그는 스스로를 '모든 러시아인들의 차르'라고 불렀으며, 감히 거기에 이견을 표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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письма : 이반이 알료샤에게 2letters 2020. 3. 13. 16:38
알료샤, 편지가 늦어 미안하다. 때가 나빴어. 마침 잉크가 다 떨어졌는데, 일리야 파블로비치 박사가 날 이 집에 가둬 버렸거든. 그리고리 노인은 내가 대문을 나서기만 해도 불안해 어쩔 줄을 모르고 말이야. 난 괜찮아. 지금은 아주 정신이 맑아. 너를 즐겁게 해 주고 싶은데, 방에만 갇혀 있어 편지에 쓸 말이 없구나. 이렇게 보니 너와 나의 신세가 그렇게 다르지도 않아. 다른 점이 있다면 알료쉬카 너는 네 스스로를 수도원에 가두었고, 나는 타의에 의해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겠지. 그래도 불행 중 다행으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어. 그래. 내가 하인 이야기를 했던가? 아버지가 부리는 하인 겸 요리사가 한 명 있어. 하는 짓이나 눈빛이 좀 기분은 나쁘지만, 눈치가 아주 빨라. 지금 이 편지를 쓰는 잉크도 그 녀석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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письма : 이반이 알료샤에게 1letters 2020. 3. 8. 21:27
알료쉬카, 내 동생. 수도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. 너에게 모스크바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구나. 생명력으로 들끓는 이 도시를, 자라나는 잡초들처럼 매일 달라지는 이곳의 낮과 밤을 그대로 편지에 담을 수만 있다면. 너도 여기를 좋아할 거야. 너의 형 바뉴쉬카가. 료셰치카, 편지를 쓰는 건 오랜만이구나. 그 동안 좀 바빴어. 수도원 생활은 어때?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책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. 네 몸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담장 안에 가둘 생각은 아니겠지? 어쩌면 내 편지도 네게 닿지 못할 수도 있겠어. 불온한 글로 분류될 테니까. 알렉세이, 이건 모스크바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거야. 나는 곧 이 도시를 떠나.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를 기억하니? 그가 나를 불렀거든. 아젤라이다 이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