письма : 이반이 알료샤에게 1
알료쉬카, 내 동생. 수도원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어. 너에게 모스크바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구나. 생명력으로 들끓는 이 도시를, 자라나는 잡초들처럼 매일 달라지는 이곳의 낮과 밤을 그대로 편지에 담을 수만 있다면. 너도 여기를 좋아할 거야. 너의 형 바뉴쉬카가.
료셰치카, 편지를 쓰는 건 오랜만이구나. 그 동안 좀 바빴어. 수도원 생활은 어때?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책의 종류가 제한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. 네 몸뿐만 아니라 생각까지 담장 안에 가둘 생각은 아니겠지? 어쩌면 내 편지도 네게 닿지 못할 수도 있겠어. 불온한 글로 분류될 테니까.
알렉세이, 이건 모스크바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거야. 나는 곧 이 도시를 떠나. 드미트리 표도로비치를 기억하니? 그가 나를 불렀거든. 아젤라이다 이바노브나의 지참금 문제로 아버지와 싸우는 중인데, 내가 필요하다는 편지를 보내 왔어. 세상에, 글씨가 엉망이더군. 그를 도우러 가느냐고? 천만에.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어. 아무튼 운이 좋다면 너와도 만날 수 있겠구나. 네게 수단이 잘 어울릴까 늘 궁금했거든. 넌 나와 닮았으니까. 그럼 나중에 또 편지하마, 너의 형 이반이.
알료쉬카, 내 편지가 경황이 없더라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. 아직 열이 내리지 않았거든. 난 지금 아버지의 집에 있어. 네가 태어났던 침대, 우리가 숨었던 옷장 모두가 그대로야. 이 저택은 이 도시만큼이나 끔찍해. 알료샤, 너는 아직 수도원에 있겠지. 다행이야.
네가 이곳에 올 일이 없어서, 정말로 다행이야. 넌 이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아. 너는 이 저택과도, 까라마조프라는 이름에도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지! 너는 여기 있어서는 안 돼. 그런데 왜 자꾸 네 목소리가 들리는 거지? 오늘 밤은 문을 단단히 걸어 둬야겠어.
건강하렴. 너의 하나뿐인 형 바뉴쉬카가.